정재일, Boosey & Hawkes와 함께 세계 클래식 무대로

영화음악을 넘어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이어가는 새로운 음악적 여정

영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미키 17 등의 음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작곡가 정재일(Jung Jaeil)이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출판사 Boosey & Hawkes와 전 세계 클래식 음악 출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을 통해 Boosey & Hawkes는 정재일의 콘서트 음악을 비롯해 향후 발표될 클래식 작품을 전 세계적으로 출판하고 대표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정재일의 첫 독립 오케스트라 작품인 Inferno (2025)가 포함되어 있어, 영화음악 작곡가를 넘어 독창적인 콘서트 음악 작곡가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그의 음악적 행보에 더욱 큰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정재일은 영화음악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그의 음악 세계는 특정 장르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그의 음악에는 Handel, Beethoven, Johann Strauss 등 클래식 음악의 전통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동시에 한국 전통음악과 재즈, 록, 헤비메탈, 아방가르드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영향이 함께 나타납니다. 또한 박효신, IU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음악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하며 클래식과 영화, 대중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신만의 음악적 언어를 구축해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첫 독립 오케스트라 작품인 Inferno를 작곡하면서 정규 음악교육이나 음악원에서의 경험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접해온 다양한 음악적 경험이 자신의 음악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정규 음악교육기관이나 음악원에 다녔다면 이런 작품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지나 빈 페이지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랩, 헤비메탈, 록, 그리고 매우 현대적인 아방가르드 음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음악을 자유롭게 끌어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아무런 정체성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저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Jung Jaeil represents a future for classical music that is deeply connected to the wider cultural landscape.”
Steven Lankenau, Boosey & Hawkes

Boosey & Hawkes의 대표 Steven Lankenau는 정재일의 음악이 콘서트홀과 영화, 대중문화 사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Steven Lankenau는 그를 “더 넓은 문화적 지형과 깊이 연결된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보여주는 작곡가”라고 평가하며, 그의 작품이 다양한 문화적 영역을 자유롭게 오가면서도 매우 개인적인 음악적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Boosey & Hawkes를 통해 정재일의 콘서트 작품을 전 세계 연주자와 관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습니다.

정재일 역시 이번 계약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Jaap van Zweden 지휘자의 초청으로 마침내 Full Orchestra를 위한 작품을 작곡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던 ‘나는 과연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을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작품을 작업하는 동안 어린 시절부터 소중히 여겨온 Italo Calvino의 Invisible Cities 마지막 장을 다시 읽었고, 마침내 그 안에서 저만의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풍부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세계적인 출판사 Boosey & Hawkes가 저의 음악 세계에 공감하고 귀 기울여준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음악적 탐구를 이어가며, 시간을 초월해 오래도록 살아남는 진정한 ‘클래식’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Inferno 인페르노 (2025)

2025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위촉으로 작곡된 InfernoJaap van Zweden의 지휘로 서울에서 세계 초연되었습니다. 이후 New York의 Carnegie Hall에서 북미 초연을 가졌으며, 2026년 8월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유럽 투어를 통해 San Sebastián, Merano, Amsterdam에서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약 15분 길이의 오케스트라 작품인 Inferno는 이탈리아 작가 Italo Calvino의 소설 Invisible Cities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이 소설은 여행자 Marco Polo가 황제 Kublai Khan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55개의 상상 속 도시를 그려냅니다. 정재은 작품의 마지막 문단에서 Inferno의 착상을 얻었습니다.

“산 자들의 지옥은 언젠가 닥쳐올 어떤 것이 아니다. 지옥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이곳에,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곳에, 우리가 서로 함께 살아감으로써 만들어가는 곳에 존재한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첫 번째 방법이 쉽다. 지옥을 받아들이고 그 일부가 되어버려 더 이상 지옥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위험하며 끊임없는 경계와 주의를 요구한다. 그것은 지옥 한가운데에서 지옥이 아닌 사람과 지옥이 아닌 것이 누구이며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것을 알아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현대 도시의 삶과 존재에 대한 문제를 독창적인 음악적 언어로 풀어낸 이 작품은 정재일의 폭넓은 음악적 배경과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감각을 보여줍니다. 초연 이후 New York Classical Review는 이 작품을 “연상적이고 다채로운 음악”이라고 평가하며, “능숙하게 작곡되었고 매력적이며”, “생생하고 전달력 있는 표현으로 가득하다”고 호평했습니다. Bachtrack 역시 Inferno를 “몰입감 있고 아름답게 균형 잡힌 작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Inferno는 총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Introduction (Maestoso)

거대한 문이 강렬한 화음과 함께 열리듯 시작됩니다. 이어 현악기가 두 개의 하행 5도 음정을 특징으로 하는 주제를 제시합니다. 긴 호흡의 선율은 여러 층으로 쌓여가면서 수직적으로 음역을 확장해 나갑니다. 글로켄슈필은 투명한 화성을 더하고, 팀파니는 규칙적인 맥박을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절정에 도달한 뒤 갑작스러운 subito piano가 고요함의 물결을 불러오고, 푸가의 주제만이 메아리처럼 남습니다.

2. Allegro e furioso

‘furioso’(격렬하게, 분노에 차서)라는 악상기호에 걸맞게, 이 악장은 혼돈으로 가득한 지옥의 풍경을 거침없이 펼쳐냅니다. 낮은 음역의 현악기는 음 C를 중심으로 톱니처럼 날카롭게 꺾이는 모티프를 끈질기게 반복하며, 마치 바소 콘티누오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거센 흐름을 타고 목관과 금관악기가 음악적 궤적을 따라 나아갑니다.

3. Lento e espressivo

이 부분은 앞선 폭발적인 흐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클라리넷이 서정적인 선율을 이끌고, 비브라폰과 하프의 밝고 투명한 음색이 이를 감쌉니다. 그러나 이러한 평온함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며, 점차 증가하는 불협화음과 함께 비극적인 화음에 도달합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의 순간들은 지옥의 참혹한 파괴를 떠올리게 합니다.

4. Lento e espressivo

두 음씩 묶인 8분음표 모티프가 잔잔한 물결처럼 퍼져나갑니다. 그 위로 보다 긴 음가를 가진 음들이 순차적인 진행을 만들어냅니다. 화려한 도약이나 민첩한 움직임은 등장하지 않지만, 화성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는 음색의 밀도가 그 자체로 극적인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음악과 서로 얽히며 진행되는 Calvino의 마지막 문장들은 텍스트의 변화와 함께 화성적 긴장감을 점차 고조시킵니다. 특히 “지옥 한가운데에서 지옥이 아닌 사람과 지옥이 아닌 것이 누구이며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것들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하며, 그들에게 공간을 내어주라”는 구절에 이르러 음악이 마침내 해결에 도달하는 순간, 완전히 해소된 화음은 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정재일은 Jeanine Tesori, Joe Hisaishi, Joan Armatrading 등 Boosey & Hawkes가 최근 영입한 현대 작곡가들과 함께 세계적인 작곡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2026년에는 Tokyo Philharmonic​이 19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Jung Jaeil Orchestra Concert를 개최했으며, 이어 Sydney Opera House에서는 영화 기생충과 함께 오케스트라가 라이브 스코어를 연주하는 공연을 직접 지휘하는 등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도 그의 활동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Boosey & Hawkes와의 전 세계 클래식 음악 출판 계약은 정재일이 영화와 대중음악을 통해 구축해온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본격적으로 콘서트 음악 분야로 확장하고, 그의 작품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폭넓게 연주되고 소개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재일  의 <Inferno> 공식 악보와 라이선스는 Boosey & Hawkes의 한국 공식 파트너 에디션코리아에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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